​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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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한땀
바느질한땀과 땀한방울로 나에서 나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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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은 뭐 해? 이번 주에는 뭐 만드는 거야?“ 즐겁게 물어볼 때
‘그래, 네가 아침에 일어나서 즐겁게 갈 곳이 있다는 게 참 좋은 거구나!’ 그래요."

도전으로 시작된 우리들의 활동

‘한땀한땀’은 발달장애아와 그 부모들의 모임이에요.
처음에는 ‘한 번 해볼까?, 우리 아이들과 함께하면 괜찮겠다.’ 라는 이야기기가 나왔어요.
한번 도전해 보고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해보자, 어디 가서 이런(마중물)것을 해보겠느냐 했어요.
아이하고 해봐서 안 되면 중도에 방향을 틀더라도 한 번 같이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한 땀 한 땀 즐거운 바느질


맨 처음에 가죽공예를 시작한다고 선생님이 말했을 때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을까?, 바늘이 뾰족하니까 다칠 위험도 있는데 과연 될까? 하는 걱정에 엄마들만 시작해 볼까도 했어요.
저희 엄마들은 아이하고 같이 세트로 따라다니게 돼 있어요. 혼자 떼어놓고 한다는 게 쉽지 않고 특히 주말에는 아이들하고 더 붙어서 있어야 해요. 그런데 아이들이 참여해야 아이도 즐겁고 그 시간에 저희는 집에서 아이하고 부딪힐 시간이 덜하니까 아이하고 시작을 했어요.
일단 시작은 간단하게 바늘 하나 갖고 뜨기를 했어요. 강사님이 ‘실뜨기하는 식으로 한 번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친구들이 상상외로 굉장히 좋아하는 거예요.
시력이 나쁜 친구도 가까이 보면서 하니까 성취감도 느끼더라고요.
저희 아들 같은 경우는 하다가 실수가 나면 선생님께서 ‘이렇게 하면 돼요’ 하고 고쳐주시니까 ‘어, 이게 되네요’ 하고 다시 해보는 거예요.
애들이 한 작품이 엄마들 눈에 보면 작품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 친구들 보기에는 자기가 한 땀 한 땀 만든 작품이잖아요. 그걸 보고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자기가 만들었다는 자랑을 하면서 그렇게 뿌듯해하고 학교 가서도 ‘선생님 이거 제가 만들었어요, 이거 얼마에 팔까요?’ 그렇게 농담도 해요. 그런 거 보면 시작해 보길, 도전해 보길 잘했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함께 경험하며 배워가고 있어요


주민공모사업은 나하고는 별개다, 나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능력 있는 친구가 하는 거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서류상이든 무엇이든 간에 일 처리가 능하신 분, 그런 분이 하실 거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주민공모사업을 이렇게 해볼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런데 아직도 좀 떨리고 잘 모르지만 그래도 선생님한테 배워서 이렇게 하는 게 어때요? 이렇게 해 주세요, 하면서 같이 하고 이거는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아요?
서로 의견을 내다보니까 좀 많이 배워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내년, 후년에는 좀 더 금액이 많은 사업으로 도전할 수도 있고 또 우리 애들은 더 커 가는데 올해 한 것 말고 다른 걸 하고 싶은 게 더 많아질 거잖아요. 그런데 할 수 있는 영역은 적고. 그러다 보면 내 힘으로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그러면 어쨌든 어딘가에 도움을 요청할 때는 서류도 꾸며야 되고 이런 것들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이 활동으로 많은 경험이 되겠구나’ 하는데 아직도 겁나요.


즐겁게 갈 곳이 있다는 기쁨


일단 아이가 즐겁게 뭔가를 하고 가면서 ‘엄마, 오늘은 뭐 해? 이번 주에는 뭐 만드는 거야? 다음 주에는 어디 갈 거야? 또 뭐 해?’ 즐겁게 물어볼 때 ‘그래 네가 아침에 일어나서 즐겁게 갈 곳이 있다는 게 참 좋은 거구나!’ 그래요.
가끔은 아이만 보내놓고 집에서 쉴 때가 있잖아요. 그 시간이 너무 달콤하더라고요. 부모님이 시골에 계신데 이렇게 아이 맡겨 놓고 부모님께 가면 좋아하시더라고요. 너도 이렇게 쉴 틈이 있구나, 하시면서. 사실은 시골 갔다고 쉬는 것이 아니에요.(웃음) 그래도 엄마한테는 당신 딸도 중요하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겠죠.
이런 기회가 있으면 자꾸 도전해야 되는 게 맞구나, 싶더라고요.

아직은 낯선 일들


처음에는 몰랐어요. 선생님이 사업을 소개해 줄 때는 “그렇게 어려운 일 없어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 드릴게요” 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시작하면서 교육 받아야 되고 서류도 꾸며야 되고 활동사진 찍고 하나하나 할 때마다 해야 되는 게 너무 무겁더라고요. ‘나 괜히 했나? 이거 하지 말아야 되나?’ 그랬어요.
서류 작성하고 편철하는 부분이 아직은 좀 낯설고 선생님한테 많이 의존하고 있죠.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주는 선생님도 있는데 이게 참 내 이기심인가, 반성도 하는데 현실에 닥쳤을 때는 일단 선생님의 수고로움보다는 ‘이거 어떻게 하지?’ 그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공동체 안에서 같이 살아가다


대개 보면 노인복지나 다문화 복지에 비해 장애복지 쪽으로 호응도가 낮다고 해요.
함께 어울리면 돌발 행동도 줄어들고 좋으니까 이런 활동이 많아져서 우리 친구들에게 공동체 안에서 같이 살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작은 공간이라도 활동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친구들한테는 정말 좋아요. 앞으로 그런 공간들이 자꾸 늘어나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넓은 공간 마련이 꿈이에요


지금 다른 단체 공간을 쓰고 있는데 보시면 손이라도 씻으려고 해도 시설이 없어요. 최소한 수도를 쓸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옮겼으면 하는 게 지금은 가장 큰 계획이에요. 손도 씻고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어도 냄비 정도는 금방 씻을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옮기고 싶어요. 능력이 된다면 저희 ‘한땀한땀’도 이런 공간을 마련해서 새로운 친구들도 함께 하고 싶어요.
아니면 이 공간의 단체와 ‘한땀한땀’이 합쳐서 운동까지 할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으로 가고 싶어요. 그렇게 점점 생각들이, 꿈이 커져가는 거 같아요.